그러니까 제발 지금은, 엉뚱한 꿈 억지로 만드느라 진땀 빼지 말고 이것저것 경험해보고 이리저리 생각해보자. 그 기간이 꽤 길게 보여도 내가 보기엔 그게 꿈을 찾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니까. - 139쪽

 

앞으로 뭐가 되고 싶은지는 모르겠는데, 지금 하는 일이 평생 할 만한 일은 아닌것은 확실하다.

좀 더 나은 직장을 찾아서 꾸준히 이직 준비를 해야된다는 생각이 크다.

 

영어 점수를 만들고 컴퓨터 자격증을 따고 한국사 자격증을 준비하고.

 

그런데,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스펙' 그 자체를 위한 것 말고 무용하고 무의미하다 싶은 것들도 해야한다.

가령 소설을 읽는 것. 세상 돌아가는 경제 공부를 하는 것.

 

이게 도대체 무슨 도움이 되겠냐 싶지만, 결국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내가 살아가는 세상을 이해하고 사람과 함께 한다는 것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한 직장이 바뀌어도 나는 늘 제자리 걸음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죽을때 까지 공부를 손에서 놓아서는 안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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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를 통해 얻는 쾌감은 다른 사람에게서 자신의 존재를 발견하는 과정, 그리고 행복한 삶의 요소들을 인정하고 확실히 받아들이는 과정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성적 흥분이란, 자신의 가치와 존재의 의미를 함께 나눌 수 있는 또 다른 사람을 찾는 순간 느끼게 되는 흥분이다. 그리고 그러한 사실은 자신에게 '섹시하게' 다가오는 것들에 대해 좀 더 주의 깊게 분석할수록 더 확실하게 이해된다.(67p)

 

친한 친구가 이런 말을 한적이 있다.

 

원 나잇을 하고 아침에 눈을 떴는데 함께 잔 이 사람이 나의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에 지독한 외로움을 느꼈다고.

 

섹스는 단순한 육체적 쾌감만을 말하지 않는다. 알랭드 보통의 말처럼, 섹스 나의 가치와 존재의 의미를 함께 나눌 수 있는 또 다른 사람을 찾는 순간 느끼게 되는 흥분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과 섹스를 하고 그 사람과 같은 침대에서 일어났을때 느끼는 감정은 원나잇과는 아마 크게 다를 것이다. 내 친구의 말처럼.

일상생활 속에서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예의 바르게 행동해야 한다고 끊임없이 강요받는다. 보통은 공격성, 무분별함, 탐욕, 경멸 등 우리의 내면에 도사린, 의심의 여지없이 '악한' 본성을 꾹 참고 억누르지 않으면, 누구에게도 관심이나 애정을 얻지 못한다. 주위 사람들로부터 호감을 얻으면서, 동시에 자신의 생각과 기분을 거리낌 없이 모조리 드러내길 바라는 것은 무리다. 그런 까닭에 섹스를 통해 우리의 내밀한 자아를 드러내 보이고 또 인정받게 되는 순간, 우리는 성적 흥분(정확히 말하면 감정적 만족)을 느끼게 된다.(54-55p)

 

 부모님을 비롯한 주위 사람들은 점차 우리의 존재 자체에 흐뭇해하는 마음이 시들해지고 우리가 뭔가를 잘해야 열광해 준다. 이제 우리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보다는 우리가 '하는 것'에 더 큰 관심을 갖는 셈이다. 예전의 선생님들은 뭘 그린 건지 알아보기도 힘든 무당벌레 그림이나, 아무렇게나 휘갈겨놓은 만국기 그림을 보고도 아주 잘 했다고 칭찬해줬지만, 이제는 시험성적이 잘 나와야만 칭찬해준다.

 

 그뿐인가? 주위 사람들에게 모진 조언도 듣게 된다. 물론 그 사람들 딴에는 우리를 생각해서 해주는 말이겠지만, 스스로 돈을 벌 나이가 되지 않았느냐며, 우리가 경제적인 자립을 얼마나 잘해내느냐에 따라 우리를 대하는 태도를 달리하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입 밖으로 꺼내는 말과 남들에게 보이는 모습에도 신경 써야 한다. 우리의 겉모습 중에 남들에게 반감을 사거나 겁을 먹게 만드는 부분이 있따면 감춰야 하고, 옷과 헤어스타일에 돈을 써가며 남들에게 보이는 모습을 연출해야 한다. 이렇게 우리는 점점 부족하고 어설픈 존재, 부끄러움과 불안감을 가득 담고 있는 존재로 성장해간다. 어른이 되면서 천국에서 완전히 추방당하고 마는 것이다.

 하지만 마음속 깊은 곳의 자아는 태어날 때 함께 가지고 나온 원초적인 욕구를 절대로 잊어버리지 않는다. 그것은 바로, 뭔가를 잘하건 못하건 상관없이 있는 그대로 인정받고 싶은 욕구, 몸을 매개로 사랑 받고 싶은 욕구, 다른 사람의 품에 안기고 싶은 욕구, 자신의 살 냄새로 누군가에게 기쁨을 주고 싶은 욕구다. 이 모든 선천적이고 본능적인 욕구로 인해 이상주의적 열망에 사로잡혀 키스하고 싶고 같이 자고 싶은 누군가를 끊임없이 찾게 되는 것이다.(36-38p)

 

내가 존재한다는 이유가 아닌, 나의 존재를 인정 받기 위한 이유를 끊임없이 요구 하는 세상이다.

 

그래서 아무것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그냥 "괜찮아"라고 나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는 사람이 누구에게든 필요한 이유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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