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 교육 4주차 월요일.

 

수술방에서 일한다는 것은 결국 자기 박탈감과 열등감과의 싸움이 아닐까.

집도의는 언제나 환자 수술에 대한 중압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예민하다.

그러니까, 수술방 안에서 집도의는 왕이다.

집도의의 신경을 건드는 순간 수술방이라는 장소는 지옥이 따로 없다.

등의 땀샘에서는 땀이 솟구치고 흔들리는 멘탈을 잡을새도 없이 손이 떨리기 시작한다.

어떻게 수술이 끝나고 나면 그런 생각이 든다.

 

내가 이렇게 일하려고 학교다니면서 그렇게 공부했던가.

나이팅게일 선서식. 평생을 의롭게 살겠다고 다짐하는 선서식.

그런 다짐은 온데간데 없다. 하루하루 버티기 바쁜 일상의 연속일 뿐이다.

 

박탈감과 열등감.

 

일은 이렇게 힘든데, 보상은 적다.

그것이 간호사의 현실이다.

사회적 인식도 썩 좋지 못하다.

간호사. 그냥 의사가 하라는데로 하면 되는데 힘들게 뭐있냐.

우리 엄마 아빠의 말이다. 사회까지 갈 필요도 없을 듯 싶다.

 

최선을 다하자.

내가 하는 일에 자부심을 가지자.

과연 의미있는 다짐일까.

 

두려움과 피곤함 게다가 허리통증

늘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어야하는 중압감

무슨 일이든 안힘든 일이 어디 있으랴만은

이 일이 정말 괜찮은 일일까.

나는 잘 한 선택일까.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래도 내일 출근해야지.

-일 시작한지 183일 된 신규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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